Illustration by Audrey Helen Weber

2019년 2월

더 렛저

셰익스피어는 소네트 18번에서 자연계의 불완전함에 대해 불평을 토로한다. 그가 사랑하는 사람들에 비해 너무나 변덕스럽다는 것이다. '하늘의 눈은 너무 따갑게 빛날 때도 있고/ 그 황금빛 얼굴이 흐려질 때도 많습니다/ 우연이나 혹은 자연의 무상한 이치로/ 고움도 상하고 아름다움도 사라집니다.' 비록 셰익스피어는 이 신성한 시구에서 웅변하는 사랑이 영원히 완벽하다고 믿게 하지만 우리는 그 사랑이란 것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잘 알고 있다. 로맨스는 진공 상태로 존재하지 않으며 변화하는 바람에 흔들리고 일그러진다. 연애 초기에는 몇 분이나 몇 시간 동안 문자 메시지에 답이 없으면 도파민 수치가 위험 수준으로 떨어질 수도 있지만, 그렇게 수개월이 지나다 보면 문자 메시지에 익숙해지고 점점 더 게을러진다. 새로운 격정으로 적설에 갇히는 마법은 2년쯤 지나면 숨막히도록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성 발렌타인의 달에는 사랑의 기쁨뿐만 아니라 (조니 미첼의 햄릿(Hamlet)에 나오는 리프를 빌리자면) '난폭한 로맨스의 돌팔매질과 화살'에도 주목하는 편이 현명해 보인다. 사랑이 어떤 식으로 우리를 지탱시키고 고갈시키는지, 어떻게 우리를 완전하게 만들고 깨부수는지 들여다 보면서 말이다. 세실 맥로린 살반트의 최신 앨범은 사랑의 변덕스러운 속성을 노래하고, 지질학자이자 시인인 포레스트 갠더의 비탄으로 가득한 시집 '함께(Be With)'는 인간관계를 당연시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상기시켜준다. 남다른 삶의 궤도를 따라간 게이샤 다카오카 다츠코의 이야기에서는 완전히 색다른 마음의 여정을 찾아볼 수 있다. 한편 저속한 사랑의 언어는 동성애가 비범죄화되기 전 영국의 게이 하위문화가 풍부하게 담긴 은어이자 지금은 사라진 폴라리 방언에서 확인할 수 있다. 2월은 짧다. 하지만 운이 좋으면 삶은 길고, 사랑이란 본래 놀라운 것이다.

Illustration by Audrey Helen Weber

 
지원

정직한 음식의 감각적 즐거움과 지속가능성을 위하여 

1986년, 카를로 페트리니는 사랑하는 조국 이탈리아가 식문화적 위기에 봉착했다고 생각했다. 패스트푸드점 맥도널드가 로마 중심부에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아 20명이 메탄올을 섞은 싸구려 와인을 마신 뒤 사망하는(입원한 사람은 그보다 훨씬 많았다)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페트리니는 세계인들에게 음식의 기술에 자부심과 즐거움을 가지라고 촉구하는 선언문과 함께 슬로푸드(Slow Food) 운동을 시작했다. 선언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번진 패스트 라이프(Fast Life)의 광기에 맞서서 평온한 물질적 즐거움을 지켜야 한다. 광란을 능률로 혼동하는 이들에 반대하며 충분한 양의 확인된 감각적 즐거움이라는 예방 백신을 제안한다......' 페트리니는 한 동료와 함께 이탈리아 와인에 관한 최초의 종합 안내서를 출간하여 흔히 접하는 싸구려 식사용 와인을 비판하고 그리 비싸지 않으면서도 품질이 탁월한 이탈리아산 빈티지 와인 신제품들을 소개했다. 그는 또한 소멸 위기에 놓인 음식과 동물의 목록을 담은 프레시디(presidii)에 이목을 집중시켰고 전 세계의 우수한 요리를 널리 알리는 살로네 델 구스토(Salone del Gusto) 대회를 출범시켰다. 슬로푸드 운동은 계속해서 2004년 토리노에서 테라 마드레(Terra Madre) 행사를 추가로 개최함으로써 130개국의 소규모 농어민 5천 명이 한자리에 모여 그들의 생계수단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페트리니는 '소규모, 수제, 산지 유통으로 돌아가는 것'이 현재의 핵심 과제이며 '지나친 현대화에 직면한 우리는 이제 세계를 바꿀 게 아니라 세계를 구해야 한다'고 단호히 주장한다. 슬로푸드 운동의 변화를 위한 음식(Food For Change) 캠페인은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음식은 기후 변화의 원인이자 피해자이지만 동시에 그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 우리가 선택하는 음식이 지구의 미래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이 캠페인이 주도한 사업으로는 세계 각지에 만든 채소밭 수백 개, 원주민 공동체 지원, 네오니코티노이드 살충제와 글리포세이트 제초제 사용을 축소하려는 노력 등이 있다.

Illustration by Audrey Helen Weber

 
음악

달콤하고 매혹적인 사랑 노래

세실 맥로린 살반트의 지난 두 음반은 그래미 어워드의 베스트 재즈 보컬 앨범상을 수상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환상적이고 그녀의 감각은 틀리는 법이 없다. 가령 최신작 The Window(창문) 의 짜릿하리만치 간소한 사운드만 해도 그렇다. 수록곡 대부분은 피아노 및 오르간 연주자 설리번 포트너와만 함께하는 식으로 최소한의 반주만 사용했다. 대부분이 사랑 노래지만 이것은 결코 감상적이기만 한 음반이 아니다. 살반트가 연주한 버디 존슨의 'Ever Since the One I Love's Been Gone'에서는 고음과 저음을 대담하게 오가면서 으르렁거림에 가깝게 긁는 소리를 내는 보컬을 들을 수 있으며 애타게 그리워하는 곡의 정서가 적나라하게 느껴진다.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West Side Story)의 'Somewhere'는 몽환적이고 절제된 표현부터 매혹적인 절정의 연주에 이르기까지 포트너의 기량을 한껏 선보인다. 'I've Got Your Number'나 로저스와 하트의 'Everything I've Got Belongs to You', 로저스와 해머스타인의 'The Gentleman Is a Dope' 같은 재즈 스탠더드 곡들은 살반트의 쾌활한 면모를 드러내지만 앨범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진지하면서 색채가 짙고 복합적이며 사랑의 기쁨 못지않게 사랑의 아픔에도 관심을 둔다. 음반의 마지막 곡 'The Peacocks'에는 빼어난 테너 색소폰 주자 멜리사 알다나가 참여했다.

 
독서

슬픔과 초월적 사랑의 시

포레스트 갠더의 애가체 시집 함께(Be With)는 2016년 세상을 떠난 그의 아내이자 시인 C. D. 라이트에게서 제목을 얻어 왔다. 라이트의 유작 시집 샬크로스(ShallCross)는 그녀가 사망하고 몇 달 뒤 같은 해에 '포레스트에게/ 길게 죽 뻗은 선/ 함께'라는 헌정사와 함께 출간되었다. 갠더의 '함께'는 생생한 고통의 울부짖음이자 시인 자신의 표현처럼 '비탄의 소리'이며, 1912년에 아내 에마의 죽음을 슬퍼하며 연작시를 쓴 토머스 하디를 이따금 연상시킨다. 갠더와 하디 두 사람 다 행복을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의 평범한 순간들을 곰곰이 되돌아본다. 시집 함께는 갠더와 라이트의 경력과 관심사가 나란히 펼쳐지던 여러 경로를 추적하며 그 가닥들 중 하나가 갑자기 끊겨버린 사실이 갠더에게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들여다본다. 갠더는 불현듯 의미를 잃어버린 듯한 갖가지 물건과 풍경, 일상에 시선을 고정한다. '나는 아내를 앞세웠다'라고 그는 적고 있다. 2부로 구성된 '소멸(Deadout)'은 14개의 단편적인 어구를 가져와 먼저 2행 연구로 배치한 다음 거의 뜻이 통하지 않는 몽상적인 시구로 재배열한다. 마치 커다란 슬픔이 시인의 이성적인 의식에 가하는 왜곡의 힘을 암시하는 것처럼. 갠더는 시집 11권과 소설 2권을 펴냈으며, 지질학 학위 소지자로서 존 킨셀라와 함께 '인간 영역과 인간 이외 영역 간 상호관계의 질서'를 고찰하는 생태시학 서적을 저술했다. 함께에서 자연계는 시인에게 얼마간의 위안을 준다. 그곳은 별도의 시작도 끝도 없는 장소요, '겹겹의 층과 지속되는 기간, 전환'의 장소다. 책의 마지막 절에는 '연안대(Littoral Zone)'라는 제목이 붙어 있는데, 해안과 가까워 빛이 투과되므로 물 밑에 식물이 살 수 있는 수역을 지칭하는 이 용어는 상실을 겪은 갠더의 심리 상태에 대한 적절한 은유가 아닐 수 없다.

 
방문

근사한 데이트 장소

카탈루냐 국립 미술관과 호안 미로 미술관은 바르셀로나를 방문하는 미술 애호가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이들 미술관에 가는 길에 들러볼 만한 장소로 언덕진 몬주익 지구에 자리한 라리발 정원(Jardines de Laribal) 을 추천한다. 이 대정원은 1929년 바르셀로나 세계박람회 개최 기념으로 장 클로드 니콜라 포레스티에와 니콜라우 마리아 루비오 이 투두리가 설계했으며, 우아한 소로와 계단으로 연결되는 단지(段地)로 이루어진 경사면에 조성되었다. 풍성한 나무와 넘쳐나는 분수는 그라나다의 알함브라 궁전을 상기시키지만 라리발 정원은 방문객이 훨씬 적다. 현지인들은 호안 안토니 옴스가 1918년에 제작한 고양이 분수(Font del Gat)를 특히 좋아하는데, 이곳은 원래 젊은 연인들의 만남의 장소로 유명했고 지금도 잠시 들러 점심을 즐기기에 아주 좋은 곳이다. 피크닉 음식은 산타 카테리나 시장에서 준비하면 좋겠다(시장의 가판대가 100개가 넘어 뭘 골라야 할지 모를 테고, 알록달록한 도자기 타일 32만 5천 장으로 만들어진 물결 모양의 지붕에 감탄할 것이다). 먹거리를 사러 가볼 만한 또 다른 곳으로 포르마트제리아 라 세우(Formatgeria La Seu)도 있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캐서린 매클로플린이 바르셀로나로 이주한 뒤 스페인 케소(queso, 치즈)에 반해서 열게 된 치즈 전문점이다. 

 
발견

불온의 욕망 언어들

예로부터 LGBTQI(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퀴어, 간성)에 속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열정을 얼마간 혹은 완전히 비밀리에 표현해야 했다. 그 결과 오랫동안 유지된 관련 공동체 일부는 그들끼리 소통할 수 있는 특수한 언어를 만들어냈다. 폴라리(Polari)는 원래 영어의 한 사회 방언(특정 사회집단이 사용하는 방언)이었고, 오스카 와일드 시대에 처음 생겨났지만 그 층위를 이루는 요소들은 중세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소수의 레즈비언을 포함한 동성애자들과 이 은어를 공유한 일부 이성애자 집단은 영국에서 동성애가 부분적으로 처벌 대상에서 제외된 1967년까지 폴라리를 사용했다. 폴라리는 일종의 암호화된 대화방식이었다. 그 언어를 잘 아는 사람들이 자신들을 고발하거나 체포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동성애자라는 정체성을 드러내지 않고도 고유한 농담과 시시덕거림으로 그들만의 하위문화를 마음껏 즐길 수 있게 해주었다. 폴라리의 몇몇 용어--naff(구닥다리), butch(남자 역을 하는 여성 동성애자), camp(동성애자 같이 구는 과장된 행동), mince(동성애자 같은 동작이나 행동), zhoosh(정돈하다), queen(여자 역을 하는 남성 동성애자)--는 용법이 확대되어 더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반면에 어떤 용어들은 더는 쓰이지 않게 되었다(언어 연구원 폴 베이커가 만든 폴라리와 동성애자 은어 사전인 팬태뷸로사(Fantabulosa)를 보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흥미진진한 용어를 여럿 찾아낼 수 있다). 폴라리는 다양한 성소수자 방언 중 하나에 불과하다. 그 외에도 그리스의 칼리아르다(Kaliarda), 브라질의 바후바(Bajubá, Pajubá), 필리핀의 스와드스픽(Swardspeak), 인도네시아의 바하사 비난(Bahasa Binan), 남아프리카의 이시응쿠모(IsiNgqumo)와 가일(Gayl, Gail), 터키의 루붕카(Lubunca) 등이 있다. 오늘날 slay(죽이다)와 yaaas(감탄사 '야스') 같은 단어를 이모티콘이나 밈과 섞는 퀴어식 표현이 50년 뒤쯤이면 옛것의 잔재로 출판되어 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인물

불굴의 열정을 지닌 유명한 게이샤

다카오카 다츠코 이야기는 세피아 빛으로 가득하고 지극히 낭만적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 같은 자립이 놀라운 일이었던 시대에 스스로의 운명을 주도한 여성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다카오카는 1896년 오사카에서 태어나 도쿄로 떠났고 열세 살에 도쿄 신바시의 게이샤가 되어 데루하('반짝이는 잎사귀'라는 뜻)라는 예명을 썼다. 열여섯 살에 실연의 아픔으로 새끼손가락 하나를 스스로 자르면서 '아홉 손가락 게이샤'라는 별명을 얻었다. 다카오카는 실연의 상처를 극복한 뒤 20대 초반에 증권중개인과 결혼해 뉴욕으로 이주했다. 그곳의 카바레 업계는 그녀를 따뜻이 맞이했다. 당시 브로드웨이 안무가 이토 미키오는 그녀를 위해 파티를 열어주었고 다카오카는 물 만난 고기처럼 서구식 춤 동작에 빠져들었다. 얼마 뒤 다카오카는 뉴욕 근교의 한 '가정과학 학교'에서 학업을 이어가기로 결심했고 이곳에서 힐데가르트라는 여성과 사랑에 빠졌다. 그후 결혼생활이 끝나고 다카오카는 다시 게이샤가 되기를 희망하며 일본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이혼녀라는 낙인 때문에 정착하지 못하고 다시 춤을 공부하러 뉴욕으로 돌아갔다. 얼마 뒤 런던으로 갔다가 다시 파리로 옮겨갔고, 그곳에서 여자아이를 낳았는데 아이의 생부가 누구인지는 수수께끼로 남았다. 다카오카는 스물여덟 살에 다시 일본으로 귀국하여 다른 게이샤들에게 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의학교수와의 두 번째 결혼도 실패로 끝난 뒤 다른 게이샤들의 손가락질을 받게 되자 다카오카는 배우, 모델, 술집 마담으로 일하면서 숱한 염문을 뿌렸다(이 시기를 '파란만장한 시절'이라 부른다). 그러다 서른아홉 살에 이르러 대반전까지는 아니더라도 급선회를 하게 되는데, 바로 여승이 되어 이름을 치소('슬기로운 햇살'이라는 뜻)로 개명한 것이다. 그녀는 자신에게 딱 맞게 교토의 비구니 사찰 기오지(祇王寺)에서 영적인 고향을 발견했다. 이 절은 그 이름의 유래가 된 기오라는 기녀가 권력자 애인에게 버림받은 뒤에 출가했다고 하여 '실연한 사람들의 절'이라고도 불린다. 다카오카는 이곳에서 1995년 99세를 일기로 사망했으며 긴 세월 동안 모아둔 귀한 그림엽서 수집품(데루하로 활동하던 젊은 시절이 담긴 여러 장의 사진)을 사찰에 남겼다.

 
더 파리스 리뷰

한 번에 한 통씩, 편지로 일궈진 오랜 애정

[켄] 밀라와 [유도라] 웰티가 주고받은 편지를 읽다 보면 마치 그 두 사람이 내 친구--그것도 벌써 오래전에 만난 친구--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작가 마거릿 에비는 더 파리스 리뷰(The Paris Review) 에 기고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문학적인 우정에 관한 글에서 이렇게 적고 있다. 밀라(필명은 로스 맥도널드)는 성공한 범죄소설 작가였고, 미시시피의 리듬과 풍습을 다룬 장·단편 소설을 쓴 웰티는 그 장르의 광팬이었다. 웰티의 소설 승산 없는 싸움(Losing Battles)이 출간되자 밀라는 '생전 처음 쓰는 팬레터입니다. 승산 없는 싸움 같은 책을 또 내신다면 이번이 마지막 팬레터가 되지는 않을 겁니다'라고 쓴 축하장을 보냈다. 약간은 이성에게 시시덕거리는 듯하면서 따스함이 묻어난 이 첫 글귀의 어조는 오랜 세월에 걸쳐 두 사람이 총 345통의 편지(둘의 전기 작가들이 2015년에 그 사이의 편지들(Meanwhile There Are Letters)이라는 책으로 엮어 냈다)를 주고받는 동안 사랑에 가까운 관계로 꽃을 피웠다. 그들은 문학, 정치, 새에 관한 생각을 주고받았으며, 각자 정원에서 비둘기와 검독수리를 몇 마리나 보았는지 같은 소식까지 서로에게 전했다. 웰티가 밀라에게 다음과 같은 5행 희시를 보낸 적도 있다. '비기는 걸로는 성에 차지 않은 대머리수리가/ 들새 관찰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어. 그야말로 정신을 못 차렸지/ 사람들의 눈에 띄자/ 독수리는 리츠 호텔에 체크인했다네.' 밀라가 알츠하이머병에 걸리고 나서도 웰티는 그에게 계속 편지를 보냈다. 이 편지들에는 서로에게 특별해지고픈 갈망과 다정함이 두드러진다. '우리의 우정은 내 삶의 축복이고, 그 때문에라도 삶이 더 길었으면 하고 바라게 됩니다'라고 웰티는 적었다. 밀라는 자신의 책을 헌정해도 되겠느냐는 물음에 웰티가 좋다고 답하자 뛸듯이 기뻐하며 이렇게 썼다. '나는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하는 사치를 누렸습니다. 그저 자리에 앉아 몇 번이고 당신의 편지를 읽으며 눈물을 흘렸지요. 내 삶에서 최고의 순간 중 하나였습니다.'

 
영화

멋진 스포츠 커플

영화 팻과 마이크(Pat and Mike)(1952년)에서 난봉꾼 같은 마이크(스펜서 트레이시 분)는 제자 팻(캐서린 헵번 분)에게 이렇게 말한다. '더 말 안 해도 돼…… 내가 너를 세상의 왕으로 만들어줄 테니까. 아니, 여왕으로. 자, 가보자고!' 이 영화는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은 없지만 오랫동안 실제 연인이었던 헵번과 트레이시를 다시 한 화면으로 불러왔으며 시나리오 작가 커플인 가슨 캐닌과 루스 고든이 대본을 쓰고 조지 쿠커가 연출을 맡았다. 아담의 갈비뼈(Adam's Rib)를 만든 드림팀이 즐거운 소동과 수행 불안을 다룬 영화로 돌아온 것이다. 헵번이 맡은 역은 신경과민의 과부이자 한 대학의 운동 코치로, 그 자신도 실력 있는 선수지만 고압적이고 상대를 무시하며 그녀에게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새 남자친구(윌리엄 칭 분)만 있으면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트레이시는 구변 좋은 스포츠 기획자로, 팻에게 프로 선수가 될 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트레이시는 새로운 양생법(흡연 금지!)을 권하고, 팻은 멋들어진 유도 내려치기 기술로 못된 폭력배로부터 그를 보호한다. 두 사람이 주고받는 농담은 빠른 탁구 스핀처럼 오간다. 테니스 스타 판초 곤살레스와 골프 선수 베티 힉스, 헬렌 뎃와일러, 베이브 디드릭슨 자하리아스를 비롯해 팻과 마이크에 등장하는 운동선수 출연진은 본인 역을 연기했으며, 예외적으로 전 농구 및 야구 스타 척 코너스만 고속도로 순찰 경관 역으로 연기 데뷔식을 치렀다. '이 코미디가 먹힌 이유는 각본과 준비 단계에서 우리 중 누구도 심각하게 굴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쿠커는 말한다. '우리는 테니스공처럼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주고받았고, 다들 엄청나게 근엄을 떠는 일 없이 대사와 상황을 몸으로 느꼈다. 모두가 웃은 대사는 시나리오에 넣었다.'

 

 

오드리 헬렌 웨버(Audrey Helen Weber)의 일러스트레이션

‘No constellation is as steadfast… as a connection between human beings...’

Rainer Maria Rilke